사슴 벌레가 한 마리 집에 들어왔다…
정확하게는 할아버지가 가지고 오신 것…
성한 다리가 하나도 없고 더듬이까지 망가진데다…크기도 웬만한 사슴벌레보다는 큰 걸로 봐서 이미 수명이 거의 다한 사슴벌레같기는 하지만…
첫 눈에 반해 버린 가은이 때문에…
그리고 얼마나 남은 삶을 더 살아야 할지 모를 그 친구에게 다시
밖으로 나가 세상과 맞서라고 하기엔…너무 잔인한 일 같아서…
하루가 될 지 한 달이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 가족으로 맞아들이기로 했다…
그 친구를 보자마자 ‘미미’라는 이름을 지어 준 가은이…
첫눈에 반한 인간 친구 덕분에 얼마 남지 않았을 여생을 팔자에도 없는 여자 이름으로 살아야 하다니…그 친구 운명도 참 기구하다^^
일어나자 마자 미미 배고프다며 우는 딸아이 때문에
까르프로 달려 가 곤충용 젤리를 사가지고 왔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행복은 아니더라도 조금은 편하게 살다 갔으면 싶다…
– 엄마가 –
댓글목록
[아빠] 작성일
정확학는 “톱사슴벌레”
아무래도 집이랑 여자친구도 하나 만들어줘야 할듯…
작은 그릇에서 도망나오려고 자꾸 벽을 타고 오르려고 하다가 뒤집어짐…
울집에도 비슷한 넘이 있었지….
사슴벌레는 아니고 장수 풍뎅이. 우리집 넘은 애벌레때부터 키워서 성충이 된거라 애착이 강해 집도 사주고 놀이감용 나무도 사주고 젤리도 잔뜩 사주고….
근데 그 넘이 날개가 생겨 자꾸 파닥거리며 날아가고 싶어하는것 같아서 애덜 손을 잡고 집 뒤에 있는 산에 아주 조금 올라가 나무에 붙여주고 왔다.
특히 곤충을 좋아하는 은중이 한테 장수풍뎅이를 풀어주자고 말하기가 좀 겁(?)이 났지만
의외로 장수풍뎅이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어른스러움에 은중이를 다시 보기도 했지…
돌아오는 길에 자꾸 풀어준 나무를 뒤돌아보며 “안녕~ 잘 있어, 잘 살아야돼”하며 말하는 은중이가 참 귀엽기도하고, 그 떼쟁이가 생각이 좀 크긴했구나 느끼며 돌아왔다.
너희도 잘 살려서 가은이 손잡고 뒷산에 한번 갈일이 생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