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울음 소리가 줄어들더니 오늘은 울지도 않고 어린이집에 갔다…
그게 더 짠하긴 하네…
자고 일어나서 맨 처음 하는 소리가 요즘엔
‘엄마, 가니는 할아버지 집 갈래요.’다.
그 말에 대답 안하고 꼭 안고 누워있으면 8시 30분쯤 할머니가 들어오신다.
보통 때 같으면 할머니를 보고 앵하고 울었을텐데…오늘은
“엄마, 가니는 할아버지랑 놀래요.’라는 말만 하면서 엄마 품에 폭 파고들었다.
그런 가은일 억지로 일으켜서 세수시키는데 오늘은 세수할 때도 안 울고 그냥 폭 안겨만 있었다.
“일단 밥 먹자…”
주섬 주섬 계란하고 냉장고에 있는 반찬 꺼내들고 가서 밥을 먹이는 데 밥 먹으라고 할 때마다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면서
“엄마, 밥 먹으면 가은이 어디가요?”
대답 안하고 밥 먹으라고 타이르니
“엄마, 밥 먹고 계란 먹으면 가은이 어디가야 되요?”
한다…
그래서
“밥 먹고 양치해야지.”(차마 거짓말을 못하겠어서…)했더니
“밥 먹고 양치하고 어디 데려갈라고요?”
한다…ㅠㅠㅠ
“가은아. 오늘은 놀이방 가고 , 너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안되겠다. 이번주만 가보고 (그담부터는 속으로…엄마 이번 일 끝나면 한번 보자. 에고, 정 가기 싫으면 그만 두라해야겠다…)…..”
그러고 있는데
나를 뻔히 쳐다보던 가은이 일어나더니 책을 하나 손에 들고는
“엄마, 나 놀이방에 이거 가지고 갈 거예요.”한다.
“(이런, 애가 너무 빨리 커버렸네…)그래…”
“엄마, 가은이 놀이방 가 있으면 할머니가 데리러 오실거예요.”
“(ㅠㅠ) 그래…”
옆에서 할머니도 그러겠다고 재차 다짐 다짐하고 있으니 옷을 주섬주섬 입더니
“엄마가 가은이 놀이방까지 안아서 데려가 주세요.”
그러는거다…
가는 길에 많이 짠해서
“가은아 놀이방 재미 없어?”
하고 물으니까…
“아니 재밌어.”
“근데 왜 맨날 울어?”
“놀이방 가면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보고싶어서요.”
할 말이 없는 엄마가 조용히 있으니까 울 가은이 내 목을 꼭 안으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엄마 아빠도 보고싶어요…”
33개월 아이한테 너무 빨리 크라고 강요한 건 아닌지 괜히 마음이 안 좋다…
안가도 걱정 가도 걱정…
선생님 만나서 손 잡고 들어갈 때까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던 우리 가은이….
(항상 그렇듯이 아랫배 근처에 손을 갖다대고) 살금살금 손을 흔들면서 잘가라고 할 때는 눈이 뻘개지더니 울먹거리더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앞을 보고 가다가 차마 뒤는 못 돌아보고 고개만 살짝 옆으로 돌려서 나를 쳐다보는 울 아기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게 보였다.
언젠가는 유치원가고 초등학교 가고 다 할텐데…왠지 너무 빠른게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빨리 동생도 함께 보내서 외롭지 않게 해줘야지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한 사악한 엄마의 찡한 오전 이야기였다…(사실 가은이가 집에 없으니 시간이 잘 안간다…어른들 모두 가은이 오는 시간만 기다리고 있다고 해야할지…선생님이 좋으신 거 같고…항상 수첩에 하루 일과가 적혀와서 그거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어제는 선생님한테 마술블록 받고 선물받았다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엄마 가니는 선생님이 젤 조아’라는 말까지 했었다….)
이번 주 일요일엔 어떻게 해서든지 일 빨리 끝내고 울 가은이 그렇게 좋아하는 –안 추우면—동물원 가고 말거라는 다짐을 굳게 했다.
– 엄마가 –